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에서 가을이 느껴진다.
계절이라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하노이도 지금 가을이다. 가을이라고 해도 한국처럼 그렇게 선선하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가을이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아침과 저녁의 날씨가 너무나 선선하다. 아침이나 저녁에 잠자리에 들때면 너무 기분이 좋다. 에어컨을 키고 자는것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에어컨 키지 않고 창문열어 놓고 잘 수 있는 이 날씨가 너무 좋다. 요즘은 한국갈일이 많이 없어지다 보니, 한국에 날씨를 잘 모르겠다. 이제는 베트남 사람이 된것 같은 느낌이 드는게, 가을에 한국에 간다면 어느정도의 옷을 입어야 하는지 그 기준을 잘 모르겠다.
요즘은 한국에서 손님들도 많이 오고, 많은 일들이 베트남에서 이뤄지다 보니, 한국에 갈일이 없다보니, 한국에 대한 것들이 많이 희미해 지고, 그리고 한국에 가게되면 한국이 정말 낮설다는 느낌까지 드는걸 보면, 불현듯 슬프기도 하다. 내 나라인데 내가 나고 자란 곳인데, 낮설다는 사실이 무척 싫다. 그렇다고 베트남이 하노이가 익숙한것도 이곳에 포함된것 같지도 않고, 뭔가 중간에 어중간한것 같은 느낌이 좀 낮설고 싫다.
오늘은 커피솦에서 한국여자들이 모여앉아서 뜨게질을 하는것을 보았다. 문뜩 나도 저런 모임에 저런 그룹에 끼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나도 뜨게질 잘하는데.....근데 한국여자들의 모임에 끼고 싶지 않다. 아마 이곳에서 사는 한국여자분들의 나쁜 면들을 너무나 많이 봐서 그런가보다. 하노이에 온지 얼마 안된 분이 도움도 받고 친구도 사귀고 싶어서 모임에 갔는데, 처음 인사가 남편이 뭐하냐, 어디사냐를 먼저 물어봤다고 무슨 이런 경우가 있냐고, 사람을 처음 보면 이름도 물어보면서 기본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는게 상식인데, 참 대단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또한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없기 때문에 이런 모임에 가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어차피 그들의 입초사에 오르내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당연히 좋은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모험을 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의 입초사에 오르 내리는 일은 결고 좋은 일이 아니고,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가까이 가고 싶지 않다.
우연히 베트남 동생때문에 알게된 베트남 호텔인데, 지하에 와인바가 있다. 조금 골목안에 있어서 호텔이 조용했고, 지하에 좋은 바가 있어서 더 좋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상하게 한국사람들이 운영하는 호텔이나 한국사람들이 몰려있는곳들을 좋아한다. 알고 보면 베트남에도 괜찮은 곳들이 많은데, 조금 시선을 넓게 가지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