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집과 이별하는 날
앞으로 이 식당에는 더 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날이다.
내 단골집이다.
일단 맥주가 맛있어서 그리고 주인 아저씨도 오랫동안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이라서
누구를 만나든지 편안하게 이곳에서 만나서 즐거운 추억들을 만들었었다.
예전에는 손님이 너무 많았었는데, 최근에는 갈때마다 사람들이 줄어서 왜일까 하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아들과 며느리가 중심적으로 운영을 하고 부모님은 가끔 나와서 둘러보고 조금있다가 가셨다.
오늘 베트남 동생과 함께 또 이 식당을 찾았다.
날씨도 선선해서, 또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비도 오고 공기도 좀 선선했다.
그래서 맥주한잔하자고 모였다.
일단 동생이 말문을 열었다. 다음에는 다른 맥주집에서 만나자고,
그래서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더니, 계산이 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서, 항상 계산을 할때 체크를 하는 편이다.
그래도 정도 들고 집하고도 가까워서 계속 오게 되었는데
오늘 주문한 음식중에 마지막으로 나온 돼지고기는 너무 늦게도 나왔고,
맛이 이상해서 먹을 수가 없었다. 이상한 맛이어서 먹지 못했다.
종업원이 와서 왜 그러냐고 해서 나는 괜찮다고 했는데, 동생이 맛이 없어서 먹을 수 없다고 한거다.
종업원이 주인 며느리에게 이야기를 했나보다
주인집 며느리가 와서는 음식이 나와서 취소할 수 없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취소 안한다고 이야기 하고 속으로 다음에는 더이상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이렇게 손님이 음식이 맛이 없다고 하고 음식을 옆으로 치어 놓으면,
먹어보고 다시 음식을 내와야 하는것이 맞는데, 그냥 와서는 취소가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다니
이래서 식당에 손님이 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조금 만 생각을 바꿔도 많은것들이 변할텐데....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이 맛이 있든지 말든지, 즐겁게 이야기 했다.
동생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도 시간이 될때 같이 하자고 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음식까지 맛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맥주집에서 주로 맥주 안주로 먹는것들을 시켰다.
땅콩의 경우는 가격은 올랐는데, 양은 예전보다 줄었다.
미꾸라지는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