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우리집은 항상 손님이 많았던 것 같다.
동네 사람들도 그렇고 때가 대면 친척들이 우리집에와서 같이 시간을 보냈었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음식을 아주 넉넉히 만들었다.
먹다가 음식이 부족하면 안된다고 했었다.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인가, 나는 우리집에 누군가가 오는 게 싫지 않다.
하지만 혼자 이렇게 해외생활을 하고, 나이가 있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주로 나가서 함께 식사나 술을 마시다보니, 집에 초대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엄마 같았으면 어떻게든 음식을 만들었을텐데,
예전에 우리집 생각도 나고, 엄마도 생각이 나는 그런 하루였다.
미팅을 하는 자리에서 김치를 한다고 했더니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있는데, 같이 하면 안되냐고 해서 승낙했다.
한국어학과를 다니지만 실제 이야기가 전혀 되지 않았다.
한국사람과 이야기를 한적도 없다고 하니...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함께 김치도 김밥도 해서 먹었다.
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함께 맥주도 한잔했다.
한 학생은 처음 맥주를 마셨다고 한다....
우리모두에게 뜻깊은 하루였고,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음식을 좀 장만해 놔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래에는 전혀 오는 사람도 없고, 나도 집에서 뭘 안해 먹다보니 집에 먹을게 없었다.
너무 미안했다. 너무나 단촐한 맥주한잔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단촐한 저녁식사 (0) | 2023.11.23 |
---|---|
성큼 다가온 크리스마스 (1) | 2023.11.22 |
잠시 길거리 위에서 (0) | 2023.11.18 |
햇빛이 따뜻한 날 (0) | 2023.11.17 |
주유소에서 (0) | 2023.11.10 |